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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지견 | 2017년 01호
침묵의 살인자 간암, 불치에서 완치로 가는 길
최근 간암이 불치의 치유병에서 치유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되고 있다.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간암을 치료하는 기술들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 칼럼을 통해 간암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본다.
글_한광협 연세의대 소화기내과 교수(세브란스병원 간센터장) 기자 | 2017-03-07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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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불치의 병에서 치유가능 질환으로


간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 과거에는 간암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받아 보지도 못하고 몇 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간암의 특성상 혈관 침범과 성장속도가 빠른 편이고, 대부분 간 질환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암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처럼 병이 진행되는 동안 자각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간암 환자들에게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라(Never, never give up)이라고 말한다.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여 완치가 되는 경우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간암을 치료하는 방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진단기술의 발전과 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국가 및 개인이 시행하는 암 조기 검진 프로그램 덕분에 최근에는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졌으며, 치료기술과 치료제 개발로 최근 20년간 생존율이 20%이상 가장 향상된 치유 가능한 병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간암 생존율은 현재 32.6%로 췌장암, 폐암 다음으로 불량하며 우리나라 암으로 인한 사망에서는 폐암 다음으로 가장 치명적인 암이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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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간암의 현황과 원인
우리나라에서의 간암 발생률은 한동안 위암, 폐암 다음으로 흔한 암이었으나 2014년 암등록 통계자료에 의하면 간암은 국내 발생 순위가 6위(소화기암 중에서는 위암, 대장암 다음으로 3위)로 최근 20년간의 추세를 보면 조금씩 줄어 들고 있다(표 2 참조). 그러나 문제는 사회활동이 왕성한 중년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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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간암의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만성간질환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어떠한 원인이던지 지속적, 반복적 간손상으로 인하여 간이 굳어져 간경변 (간경화)으로 진행되면 간암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약 70%는 만성 B형 바이러스성 간염과 관련이 있으며, 약 15%는 C형 바이러스성 간염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성 간염을 잘 예방, 관리하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물론 습관성 음주로 인한 간경변도 간암의 원인이 되며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에서 간암의 발생 위험이 2배나 더 높고 앞으로는 비바이
러스성 간질환인 알코올성 또는 비알코올성 지방성 간염이 새로운 간암의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암의 진단
간암은 특징적 자각증상이 없으며, 간암이 커져서 나타나는 증상과 간경변이 동반되어 간기능이 나빠져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을 찾는 경우는 암이 진행되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치료성적이 좋은 경우는 증상이 없이 우연히 초음파검사나 혈액검사에 이상이 있어 진단된 경우로 간암 발생의 위험이 높은 환자는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 (암표지자 검사)를 적어도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 국가에서도 간암조기 진단을 위한 정기적 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영상 진단기술의 발전 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검사에서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 CT촬영, MRI 촬영으로 1 cm 이하의 아주 작은 간암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PET라는 검사는 간 이외에 다른 부위로 전이된 숨겨진 암을 찾아내기도 한다. 필자의 간센터에서는 간암조기진단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를 찾은 모든 환자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한 개인별 간암 위험도 측정 공식에 맞춰, 간암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에게 맞춤형 관리가 제공된다. 간암 조기진단클리닉을 통한 정기 검진과 철저한 관리는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지름길이다.

간암의 치료
간암의 치료는 완치를 기대하는 적극적 치료법과 완치 보다는 암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보존적 치료법이 있다. 간암의 치료와 예후를 알기 위하여 치료 전에 간암의 진행 정도를 아는 간암의 병기와 간기능의 정도를 판단하는 분류를 검토한다. 간암의 병기를 1기에서 4기까지 나누어 1기는 종양이 하나이면서 크기가 2 cm 이하인 경우이며 치료가 용이하다. 2기까지는 국소적으로 있어 치료성공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나 3기는 종양이 크거나 여러 개로 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이며 4기는 간암이 간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거나 간 밖으로 퍼진 상태로 국소적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나쁘다. 최근 서양에서 제시하는 병기는 초기(A), 중기(B), 진행기(C), 말기(D)로도 분류하여 병기에 따른 표준치료법을 권하고 있다.​

​간암 초기(1, 2기)에는 환자의 전신 건강상태, 간기능 상태를 고려하여 수술적 절제술이나 비수술적 방법으로 국소적 치료가 가능하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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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간암을 제거하는 데 가장 확실하며 효과적이나 절제 범위와 간기능의 상태를 고려하여 시행하며 간경변이 심하여 절제술이 어려운 경우 간이식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적 방법이 수술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간 절제술을 받을 때 필요한 조건들을 제대로 충족시켰을 경우, 치료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다만 간암 특성상 재발이 잘되는 편이라, 절제술 이후에도 꾸준한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간암이 초기라도 간의 상태가 수술을 감당 하기 어려운 경우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고 병든 간도 같이 교체가 되므로 이식만 잘되고 이식후 관리가 잘되면 장기생존 가능성이 더 높다. 다만 간을 제공받는 문제가 걸림돌이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국소적 소작술(Local ablation therapy) 이나 간동맥색전술(TACE)을 시행할 수 있다. 국소적 소작술로는 고주파열치료(일명 RFA)이 가장 많이 사용되며 초음파 유도 하에 종양을 바늘로 찔러 태우는 방법으로 종양이 2-3 cm로 작으면서 종양의 수가 3개 이하인 경우에 주로 시행한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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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간암 중기(2, 3기)에는 간동맥색전술을 많이 권하며 혈관 조영을 통하여 간암으로 향하는 혈관이 발달한 경우에 효과적으로, 항암제를 혈관내로 투입하고 암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 암을 파괴 하는 방법으로 간 내 암이 여러 곳에 있을 때 동시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그림 3). 한 번 치료로 암이 충분히 파괴되지 않으면 암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반복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항암제 대신에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선색전술(TARE) 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종양의 크기가 크며 혈관이 발달한 경우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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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간암의 치료는 국소적 치료가 어려우며 한차례 치료로 만족할 성과를 얻기 어려운 관계로 여러 차례 나누어 치료를 하거나 다른 치료법과 병행하여 치료를 해야 하며 치료효과도 상대적으로 낮다. 국소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는 전신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전신 약물 치료로는 표적치료제인 넥사바(sorafenib)가 유일 하게 공인된 치료제로서 사용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현재 간암의 치료를 위해 다른 공인된 항암치료제가 없어 넥사바가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후속 치료가 마땅하지 않다. 다행스럽게 최근 Regorafenib라는 신약이 넥사바에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서 효과가 확인되어 국내에서도 조만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면역치료제로 이미 다른 암에서 효과가 입증된 몇 가지 약제의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등의 효과적인 신무기들로 간암을 무찌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외에도 간동맥으로 항암제가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투입될수 있도록 케모포트(항암제 투입구를 신체에 부착시키는 시술) 를 신체에 삽입하여 치료하는 방법도 일본과 국내외에서 시도하고 있으며 전신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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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방사선을 이용한 여러 가지 치료법이 시도되어 기대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 방사선 치료장비의 눈부신 발전은 간암을 정밀하게 조준하여 암을 파괴하면서 주변 정상조직은 최대한 보호하는 방법으로 과거에는 간암에서는 방사선 치료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국내에서 여러 기관에서 방사선을 이용하여 간암을 치료하고 있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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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소속된 간암센터에서는 치료성적을 높이기 위해 20년전에 관련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하여 간암전문클리닉을 시작하여 간암센터로 발전하였다. 20년전에 필자는 국소적 항암치료와 방사선조사의 병용치료를 처음으로 고안하여 간문맥혈전이 온 4기 진행성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시도하여 오면서 이 분야에서 전세 계적으로 새장을 열었다. 일부 환자에서는 이 치료법으로 암이 줄어 들어 수술로 완치가 된 사례도 많이 있었다(그림 6 ). 이외에도 간암에서도 여러 새로운 치료법이나 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중으로 앞으로 보다 효과적인 약이나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며 간암환자의 생존율도 지속적으로 향상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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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는 글
간암의 예후는 과거 평균 수명이 6개월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간질환의 일반적 관리와 치료법이 발전되고, 최근 전반적으로 간암이 조기에 발견되는 빈도가 높아졌고 치료기술의 발달과 해당 전문가들이 협동하여 치료하는 팀 접근 방식 등으로 인하여 생존율이 향상되고 완치되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모든 일은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간암은 발생위험이 높은 사람에서 정기적 검진으로 조기에 진단하여 암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며 국가에서도 간암 조기 검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더욱 효과적 방법은 간암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1차 예방은 간암의 주 원인인 B 또는 C형 간염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대한간학회는 매해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정하고 간암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 구(WHO)는 간염 퇴치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신생아에게 B형간염 예방접종을 1992년부터 시작하여 간암의 사망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도 전세계에서 이 침묵의 살인자는 연간 50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 가고 있다. 2차 예방은 이미 감염이 된 환자 에서 간염관리를 잘하여 간경변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어 꾸준히 치료하면 간암 예방이 가능하다. 이외에 술만 끊거나 습관성 음주만 피해도 간암 발생위험은 반으로 줄어 든다, 그러므로 건전 음주와 간염 예방 및 관리로 침묵의 살인자인 간암의 마수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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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간센터장 한광협 교수

-연세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대한암협회 이사

대한암매거진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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